Fides 제38호, 서울대 법과대학, 1997. 10. 6.

권 두 언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의 자랑스럽고 유서깊은 전통중의 하나는 ‘Fides’를 꾸준히 발간해온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수님들과 동료학생들의 옥고를 받아 적어도 연 1회 아름다운 학문적 교향악을 연주해온 것이다. 물론 우리보다 사정이 좋은 선진국의 법과대학들은 교수들의 연구논문과 학생들의 간단한 노트를 게재하는 기본적인 저널이외에 각분야별로 깊이있는 法律誌들을 부지런히 발간하고 있다. 이들은 법학분야에서 학문과 교육의 자양분이 되고 귀중한 연구업적으로 축적되어 간다. 우리의 여건은 선진국과는 달리 학문적 풍토가 척박할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최지경,****군등의 헌신적 노력과 리더쉽으로 오랫만에 피데스 제38호가 다시 한번 간행되었으니 참으로 경하할만한 일이다.
이 기회에 우리의 피데스가 어떠한 길을 걸어가야 하고 어떠한 위치를 점유해야 하는가를 살펴보자. 우리 학교에는 교수님들의 연구논문 발표공간으로서 서울대학교 ‘法學’이 있다. 이 법학 전문지는 비록 그 발행 빈도 수와 게재된 논문 수에 있어서 선진국의 그것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빈약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법학계를 선도하면서 40년이상을 연면하게 명맥을 이어왔다. 사실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한번도 중단없이 발간되어온 最古 법학전문지로서 자랑할만 하다. 그동안 침체된 감이 없지 아니하나 좀더 법학의 학문수준을 제고하는 과제와 함께 그 연구결과물을 발표하는 매체로서의 法學의 모습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스스로의 학문활동을 정리하고 발표하기 위한 매체로서 피데스가 있다. 이것도 여시 연면한 전통을 이어온 법대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서 많은 타대학들이 갖지 못한 보배임에는 틀림없다. 피데스를 통하여 좋은 글도 많이 생산되었고, 이는 선후배간의 유대를 끈끈하게 하는 의미있는 접점의 역활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데스를 편집하는 학생들이나 원고를 게재하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는 우리 법대 식구 모두의 귀중한 공통자산이므로 프라이드와 애정을 가지고 다투어 좋은 원고를 내는 것은 물론 함께 물주고 거름을 주어 가꾸어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피데스가 우리법대 학생들의 知的 탐구와 성숙을 위한 열린 마당이 되기를 빌고, 이같이 의미있는 학문적 출간이 정기적으로 반복되어서 아무쪼록 서울법대의 위상을 높이고 학문적 온축이 깊이 쌓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1997. 10. 6. 서울법대학장 宋 相 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