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張保皐, 월간 해양한국 통권 201호, (재)한국해사문제연구소, pp.45, 1990. 6

宋相現(서울法大 敎授)
지난 세기에 大英帝國은 해가 지는 때가 없었고, 그들의 국기인 유니언 잭이 펄럭이지 아니하는 대륙이 없었다는 말이 유행되던 때가 있었다. 이것은 한때 전세계를 지배했던 영국의 국력이 막강함을 나타낸 말이다. 서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지도층의 전제와 부패로 인하여 쇠퇴하고 미국이 남북전쟁 등 내부적 곤란을 겪고 있을 때에 영국인은 끊임없는 국내정치의 개혁과 능란한 외교는 물론, 식민지 경영을 잘하고 과학기술과 산업을 발전시켜서 국제적으로 선도적 지위를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영국이 이처럼 5대양 6대주를 지배하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해운을 진흥시켜서 유니언 잭을 게양한 국적선이 전세계를 누빈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물론 영국의 등장에 앞서 조그마한 나라 포르투갈이 일찍부터 바다로 나아가 세계일주 항로를 발견하여 강인한 해양개척정신을 과시하였고, 그 뒤를 이어 스페인이 미주대륙을 발견하여 세계의 역사를 바꾸었으며, 네덜란드가 협소하고 척박한 국토에서 탈출하여 한때 세계를 지배하였음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들 국가가 이처럼 천하를 도모할 때에 이용된 가장 긴요한 수단은 바다로 뛰어드는 일이었으니 海運은 國力이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역사적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를 보아도 서유럽의 여러 나라가 민족국가를 형성하기도 전에 바다의 중요성에 눈을 떠서 신라시대에 이미 반도의 남부를 거점으로 일본과 중국을 우리의 해상활동영역으로 삼아 활발한 교역을 해왔으니, 이같은 조상들의 예지와 진취적 활동은 우리 역사의 자랑스러운 대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해운업은 이미 사양산업이라거나 항공운송에게 많은 물동량을 빼앗겼다거나 하는 말도 있으나, 해운이 국력이라는 말은 오늘날에 와서도 변함없이 타당하다. 정부도 해운진흥정책을 계속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국적선의 보유톤수를 증가시키게 하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동안 중고선박 도입이나 계획조선에 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해운통폐합에서도 시행착오를 거듭한 바 있으나, 우리 해운은 비약적 성장을 이룩하였으며 소련, 중국, 동유럽제국과의 통상확대로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장보고의 후손인 우리가 이를 잘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우리의 국력을 세계에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인력확보와 기술혁신에 부단한 투자를 하고, 선박관리의 효율화 및 복합운송체제의 확립에 주력하여야 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항만운영의 효율화, 규제적 제도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집중되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본래 해상기업은 기업에 수반되는 위험이 다른 분야보다 특수하고 고도의 것이어서 그에 대한 대비가 없이는 한정된 자본을 해운부문에 투자하기 어려우므로 선진국의 해운환경과 해상보험업계의 동향을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의 해운시장 개방압력에 직면한 이 시점에 있어서는, 국제화와 자유화시대이며, 해운산업의 고도의 섭외성에 비추어 언제까지나 국내시장의 개방을 지연시킬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해운산업은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그 규모나 제조업과의 연관성 및 경제적 중요성에 있어서 으뜸가는 분야이므로 해운산업이 지난날 수출입국 정책과 경제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되새겨보고, 해운산업을 우리나라가 21세기에 제2의 도약을 하는 데에 선도산업으로 가꾸어 가자.